원래 계획은 아래 내용을 포함하여 긴 글을 쓰는 것이었지만, 아무래도 집중을 할 수 없는 상태인 터라 뒤로 미루어 두기로 하고, 핵심인 동시에 긴급한 내용부터 풀어 놓기로 하자. 이정희팀이 저지른 부정선거의 내용을 단순도식화 하여 전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주관적 평가를 배제할 것이고, 이는 나중으로 미룬다. 판단은 각자의 몫으로 남겨두겠다.
여론조사의 구조등 복잡한 논의가 되면 귀찮아서 따라오지 않고 중도에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은 줄 안다. 때문에 동일한 구조이면서 훨씬 단순화된 가정상황을 만들어 이해를 도우려고 한다. 여론조사의 방법등에 관한 더 자세한 분석은 역시 다음 글에 포함할 것이다.
자 , 여기 한 마을이 있다고 가정하자. 이 마을의 구성원은 총 20명이다. 60대가 5명, 4,50대가 7명, 30대 이하가 8명이다. 지금 대표를 뽑으려고 계획하고 있다. 후보는 두사람이다. 비용문제등으로 전원 투표가 어려운 사정을 감안하여 투표 방법을 정했다.
연령대를 위와 같이 삼분하고, 연령구성비에 맞춰 샘플을 추출해 그들의 뜻을 전체의 뜻이라고 인정하기로 양측이 합의한 상황이다. 샘플 수는 60대이상 2개, 4,50대가 2개, 30대 이하가 3개다. 총 일곱개의 샘플 가운데 4개를 득표하면 이기는 방식이다.
치명적인 맹점이 있는데, 답변자의 실제 나이를 알아낼 방법이 없고, 순전히 양심에 맡겨 두었다는 점이다. 후보자와 투표자의 선의를 전제하기 때문에 부정적으로 활용하려는 세력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크게 문제될 것이 없는지도 모르지만. 불의의 습격에 그토록 취약할 줄이야.
현재의 정확한 지지율을 알아낼 수 없지만 대략 50:50의 호각지세로 추정된다. 특이한 것은 연령대별로 지지의 정도가 사뭇 다르다는 점인데, A후보는 60대 가운데 4명, 4,50대 가운데 4명, 30대 이하층에서는 2명의 지지를 확보한 것으로 추정하고, B후보는 60대 이상 1명, 4,50대 3명, 30대 이하에서 6명이 지지하는 것으로 추정, 이렇게 10명:10명이다.
논의의 편의를 위해 A후보 진영에서는 아무런 부정의 요소 없이 자기 연령대에 맞게만 투표를 하거나, 연령대가 모두 차면 투표를 포기하는 것으로 하고, B후보측은 유권자의 실제 연령대를 무시하고 적극적으로 전략적 조작을 하기로 계획을 세워 투표에 임한다고 가정할 것이며, 우연의 요소를 감안하여 두 후보진영을 번갈아가며 호명하게 된다고 가정한다.
여기서 우리가 따져 보아야 하는 것이 바로 B후보진영의 적극적 조작 전략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지지층이 젊은 층으로 갈수록 두터워진다는 사실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젊은 층의 풀에는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자신들이 유리한 득표율을 기록할 수 있음을 알고 있다.
그래서 조작을 동원하기로 한다. 자신들은 실제 연령대를 무시하고, 상대가 강한 연령대로 먼저 답변하는 방법을 고안한 것이다. 상대가 강한 연령대를 채워버리면 그만큼 그들의 강점이 봉쇄되고, 그 봉쇄되는 만큼 자기편에 유리하게 작용하게 될 것임을 알아낸 것이다. 물론 A후보측은 전혀 모르는 일이다.
이제 실제 상황을 하나하나 짚어 가 보기로 하자.
1번으로 B후보측 20대가 호명되었고, 그는 자신을 60대라고 답하고 나서, B후보에게 투표했다. 60대 샘플 하나가 제거되었다. 2번으로 A후보를 지지하는 40대 유권자가 호명되었고, 그는 정상적으로 자신을 40대라고 답하고, A후보에게 투표하였다. 이렇게 1대 1의 동률을 기록 중이다.
3번으로 B후보측 50대가 호명된 다음 60대라고 답하고, B후보에게 투표하였다. 이렇게 해서 60대는 한사람도 참여하지 않은 가운데 이미 60대 샘플 두개가 모두 찼고, 진짜 60대 다섯명은 투표권을 상실했다. 물론 그들은 진행상황을 까맣게 모른채 자신의 차례가 와 주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중이다. 애처롭게도.
A후보측은 60대가 찼다는 소식을 듣지 못했고, 60대를 채웠다는 소식에 환호하는 것은 B후보측 뿐이다. 이제 남은 실질적 유권자는 A후보측에서 4,50대 3명, 30대 이하 2명으로 다섯명이고, B후보측은 연령대를 무시하고 투표에 참여할 것이므로 여전히 8명의 유권자가 남았다. 필요한 샘플은 4,50대 하나, 30대 이하 세개가 남았다. 현재 스코어는 2:1로 B후보가 앞서 나가고 있고, A후보 지지자가 투표할 차례다. 계속해 보자.
이번엔 순서대로 A후보측 20대가 호명되어 20대로 답하고, 30대 이하에 기표하였다. 현재 스코어 2:2로 동률이며, 남은 유권자는 A후보측 4,50대 3명, 30대 이하 1명이다. B후보측은 여전히 8명이 자격을 유지하고 있다. 남은 샘플은 4,50대 1개와 30대 이하 2개이다.
순서에 따라 이번엔 B후보측의 40대 유권자가 호명되어 전략에 따라(자신의 연령대라서가 아니라는게 중요하다. 위에서부터 채워내려가기로 한 전략에 따랐을 뿐 자기 연령대라서 그렇게 하는게 아니기 때문에 차이가 크다.) 40대로 답하고, 4,50대에 기표했다. 이로써 4,50대 샘플도 모두 찼고, A후보측 40대 유권자 3명은 역시 그 순간 유권자로서의 자격을 상실했다. 모르고 기다리기는 60대 이상 유권자와 동일해서 애처롭기도 마찬가지다.
자,이제 정리를 좀 하고 넘어가자. 남은 샘플 수부터 보자. 30대 이하 두개가 남았다. 유권자 수는 어떤가? A후보측은 30대 이하 유권자 1명, B후보측은 미투표자 7명이 남았다. 상황을 조금 자세히 살펴보자. 이미 투표는 끝났다. 남은 A후보측 유권자가 어떤 노력을 해도 혼자서 두개의 샘플을 채울 방법이 없다. 더이상의 투표진행은 B후보를 위한 쇼에 불과하다.
그런데 갑자기 B후보가 아량을 베푼다면 조금 더 투표를 이어갈 수는 있겠다. B후보측이 양심을 되찾아 정상적으로 자기 연령대에만 투표하기로 하고, 샘플도 1개로 줄여주는 것이다. 이렇게 해도 남은 30대 이하 유권자가 4명이라, 상대편에 남은 유권자 1인을 감안하면 이길 확률은 4/5가 되어 있는 것이다. 역시 해보나 마나한 게임이긴 마찬가지다.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알아 보시겠나?
60대 유권자는 지지하는 후보를 막론하고 투표권을 잃었다. 투표권의 박탈이다. 중간에 샘플이 채워지는 경우라 하더라도 끝까지 가능성이 살아있는 미조작상태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동등한 비율로 투표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정동영에게 유리한 구룡마을 유권자 명부를 완전히 멸실시켜버리고 투표를 시작한 격이다.
또, B후보측은 20대와 40대가 60대로 답하고 투표함으로써 무자격자가 투표를 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대리투표도 아니고, 무자격자가 버젓이 투표권을 행사한 셈이다. 강남갑의 열혈 김종훈 지지자가 강남을에 동원되어 투표를 하도록 한거라고 보면 된다.
투표권자의 투표권 박탈과 무자격자의 부정투표가 동시에 벌어졌다. B후보측의 조작으로 빚어진 일이다. B후보를 어떻게 처리하는게 옳을까? 후보 사퇴 정도로 그의 죄를 사할 수 있다고 보는게 합리적일까? 나는 이 의문을 버릴 수가 없다. 하물며 자기를 희생한 성녀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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