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 24일 토요일

김희철이 무엇을 했냐고 묻고 싶은가?

 김희철이 무엇을 했냐고 묻고 싶은가?

김희철이 18대 국회에서 무엇을 했는지 묻는 분들에게 필요한 사진. 18대 국회를 구성하는 총선에서 서울 48개 지역구 가운데 야당후보가 당선한 지역은 겨우 일곱 군데였다. 김희철은 2회에 걸친 구청장 직무를 잘 수행한 덕분에 찬바람이 쌩쌩부는 18대 총선에서 국회로 들어간 일곱명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이후 철저한 개혁성을 유지하면서 개혁법안 입법에도 열의를 보였다. 약자들의 편에 서서 그들의 생활을 개선하는데 노력했고, 중요한 현장에도 꼼꼼히 참석하는 열의를 보였다. 

 그러던 그가 이정희와 경선하게 되면서 갑작스럽게 '구태의 표본'으로 취급당하기 시작하였고, 급기야 '악마적 정치인'으로 매도당하게 되었다. 유일한 이유는 '이정희가 나온다는데 감히 지역구를 양보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단 하나의 사유가 전부였다. 가히 광인들의 잔치라고 해도 과하지 않을 짓거리들이 아무런 거리낌이나 죄의식 없이 행해졌다.

 엉뚱한 현수막 사건으로 고초를 겪었는데, 평소 그의 행적으로 볼 때 그의 캠프에서 걸었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하지만 누가 걸었는지 확인되지 않은 이 현수막은 당연히 그의 짓으로 단정지어지며 다시한번 구태이미지를 쓰게 된다. 지독한 사퇴압박이 시작되었고, 당연히 떨어뜨려야 할 정치인으로 회자된다. 

 경선은 이렇게 초기부터 아주 불리한 여건을 바닥에 깔고 실시되었다. 갑작스런 사태에 미처 제대로 대응할 시간도 없이 치러진 경선에서 그러나 생각보다 선전하는 결과가 나왔고, 면접형 경선에서는 신승을 거두게 된다. 천만 뜻밖에도 이정희측의 대대적인 부정선거가 개입되었고, 결과는 패배. 부정선거 정황을 확인한 김희철은 결과의 수용을 거부하고, 무소속 출마 불사를 선언한다. 부정선거 피해자로서는 당연한 자구책이랄 수 있겠다.

 그러나 그의 반발은 동정은 커녕 악마사냥의 빌미가 되었고, 이정희의 부정선거가 확인된 다음에도 그의 이른바 '경선불복'을 더 큰 문제로 취급할 정도로 비이성적인 여론의 비난공세에 고스란히 노출되어야 했다. 부정선거보다 부정선거 결과 추인거부가 더 죄악시되는 미친사회의 단면을 보여주었다. 내편이 한 것은 다른 편이 한 어떤 미미한 잘못보다 훨씬 더 잘한 짓이라는 해괴한 논리가 횡행하면서 빚어진 사태였다. 

 사퇴를 거부하며 며칠을 버티던 이정희가 여론의 압박을 못이겨 부정선거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지만, 갑작스러운 대리자가 새로 등장해 단일후보가 되는 촌극이 빚어졌고, 그는 탈당해 무소속출마를 할 수밖에 없어졌다.(시간 선후는 중요한게 아니니.) 

  부정선거 책임을 지고 사퇴한 이정희는 무슨 희생을 자처한 잔다르크처럼 대접을 받으면서  개선장군처럼 당당하게 돌아다니고 있는 와중에 김희철은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가해자라도 되는냥,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사람이기라도 한 것처럼 지속적으로 비아냥과 매도의 대상이 되고 있다. 

 나는 김희철의 당선이 정의에 부합하는 것이라 믿는다. 사회가 이성을 회복하는데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김희철이 어떤 활약을 해 왔었는지를 모르더라도 부당한 사냥질이 위험하다는 이유만으로 응원할 수 있었고, 이제는 그가 성실한 개혁파 의원이었다는 사실까지 확인하고 난 다음이라 더 확신에 차서 그의 당선을 응원할 수 있다. 광풍이 사라지기를 바란다. 이 미친 바람이 사람과 사회를 다 파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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