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 25일 일요일

관악구청 신청사에 대한 비판을 따져보자.

 나는 정치인을 추종하는 사람을 경멸한다. 어떤 정치인이건 흠이 없을 수 없는데, 마치 전인격을 추앙하기라도 하는 태도를 보이는 사람들을 마주할 때면 당연히 강한 거부감을 느낀다. 이 말을 먼저 꺼내 놓는 이유는 내가 지금 보여주는 김희철에 대한 호의를 오해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나는 지금 그의 정치행적 전체를 변호하고 있는게 아니고, 그래야 할 이유도 없다.

 이정희측이 부당하다는 생각을 공유하시던 분들 가운데, 김희철에 대한 당선지원에 대해 뜨악해 하고 계시는 분들이 보인다. 그들이 드는 이유가 몇가지 있었다. 그 가운데 중요한 하나가 관악구청사 신축에 관한 문제이다. 나로서는 사전 정보가 없는 터라 딱히 어떤 위치를 잡아야 할지 엉거주춤 할 수밖에 없었고, 아쉬운대로 인터넷 서핑을 통해 정보를 모아보기로 했다. 이 글은 서핑의 결과를 정리한 것으로 액면 그대로의 내용과 얼마나 맞아 떨어질지에 대해 자신할 수 없음을 미리 밝혀둔다. 

 관악구 신청사 문제는, 이른바 토건족 타령에 평생을 바칠 기세인 선아무개라는 선무당이 김희철을 모함할 목적으로 처음 거론한 것이 아닌가 싶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내가 처음 그 문제를 트위터에서 마주친 것은 그때였다. 아마 큰 오판은 아니지 싶다. 예의 그 목적 우선적 공격을 위해 금액을 앞세운 것은 당연한 수순. 관악청사 800억대 운운함으로써 일단은 기선을 제압하고 시작하는 얄팍한 수를 또 썼다. 마치 한 몇달이나 일년 사이에 그 큰 돈을 지출한 것같은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고, 공격의 목적은 백분 발휘된 셈이다.

 하지만 알아본 결과 공사기간은 햇수로 8년이었다. 2000년에 시작해서, 2007년 11월 완공되었다. 김희철의 재임기간이 2006년까지니까 퇴임 후 1년 반가까이 지난 뒤에 완공되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총공사비는 910억원으로, 연평균 공사비로 따지면 100억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그 중 절반을 자체충당하고, 절반을 시지원금으로 지불했다. 관악구에서는 연평균 50억 정도를 쓴 셈이다. 연평균 예산이 2,000억원 정도였으니, 평균 2.5%쯤 되나? 보기에 따라 클 수도 있고, 양호하다고 평할 수도 있는 수준이겠다. 얼마나 필요했는지의 판단이 중요할 듯. 

 당연히 건설을 시작한 이유를 살펴보아야 한다. 그래야 입체적 평가를 할 수 있을테니 말이다.   이유는 크게 세가지 였다고 한다. 1. 74년 신축된 건물로 노후, 협소하여 주민불편을 초래하고, 2. 국소별 3개소로 분산배치되어 효율적 구정수행의 어려움, 3. 구의회 신설과 동기능 전환에 따른 사무공간 태부족. 요약하자면, 자치제의 성격이 변함으로써 행정기능이 대폭 조정되고, 의회도 추가되는데 반해서 노후화된 좁은 건물은 이를 수용할 수 없었기 때문에 불가피했다는 뜻이다. 충분히 이해가 가는 이유가 아닐까.

 2000년에 시작해서 2007년 말에야 입주를 완료했고, 김의원은 2006년에 구청장 직에서 물러났으니 스스로는 입주도 해보지 못했다는 뜻이 된다. 미래의 구청장, 구의회, 구공무원, 구민들의 편의를 위해 건설을 추진한 셈이다. 이게 과연 정치적 흠결이라고 윽박질러야 하는 성질인지 의심스럽다. 

 마지막으로 살펴보아야 할 문제가 있다. 지자체장들이 토목사업이나 건설사업에 열을 올리는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가 리베이트를 노리는 것이라는 의심이 따르고, 불필요한 공사인지 여부도 이를 불신하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과연 여기에 해당하는지 아닌지를 살펴볼 차례다. 직접적으로 확인할 방법이 없으니 간접적으로 탐색해 볼 수밖에 없다. 

 앞선 글에서 그의 수상경력을 기록할 때, 그가 몇차례에 걸쳐 '청렴대상'을 받았다는 내용을 적었다. 이 상을 존중할 것인가 말 것인가는 각자의 판단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겠지만, 그의 신고재산을 추가로 파악해 함께 견줘보면 받을만 했겠구나 하는 동의에 이르기가 더 쉬워질거라 생각한다.

 그의 신고재산은 9억 9천여만원으로 약 10억원. 구청장 8년, 국회의원 4년을 지내면서 정상적으로 모을 수 있는 액수라고 봐도 무방하다. 부정행위가 없이도 말이다. 비신고 재산까지 의심하고 나설 사람들을 설득할 방법은 없을테니 나는 그냥 이정도만 하고 말겠다. 요는 최소한 리베이트를 노린 공사는 아니었겠다는 것. 그런 공사라면 단기간에 끝내는 쪽을 택했을거라고 보는게 합리적일테니 여러가지로 잘 맞아 떨어진다.


 자 이쯤 해 두지요. 

 제가 김희철의원을 응원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가 미친 정치의 희생자라는 판단 때문입니다. 그가 아주 악질적인 정치인이라서 당연히 퇴출되어도 좋을만한 사람이 아니라면 최소한 이렇게 무자비한 취급을 당해서는 안된다는 정의감에서라고 할 수 있겠죠. 그러니 그가 좋은 정치인인지의 여부는 제게는 부차적인 요소입니다, 이번 응원에 한해서. 

 그런데 여러모로 따져 본 결과 그는 적극적으로 칭찬해도 모자랄만큼 꽤 괜찮은 정치인이었더군요. 더 응원할 맛이 나지요. 자유기업원이 못마땅해 하는 정치인이라면 약자들의 입장에서는 쌍수를 들어 성원해 줘도 된다고 보거든요. 그가 보여준 행동하는 정치인으로서의 자세, 출석률 93%를 넘는 성실성, 법안들에서 보여준 개혁적 일관성까지. 쉽게 흠 잡을데가 없는 정치인을 이번 기회에 새로 알게되어 기쁠 정도입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김희철은 반드시 국회로 돌아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민여러분, 관악을 유권자 여러분의 현명한 판단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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