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4월 17일 화요일

안철수를 생각한다. 2 - 우리가 안철수에 대해 아는 것은?


 낭만, 환상, 막연한 기대, 부실한 판단, 매혹. 앞에 나열한 단어들은 정치인을 선택할 때, 아니 정치적 선택을 하려고 할 때면 언제라도 가장 피해야 할 태도를 표현하는 말들이다. 모두 극히 감성적인 경향을 담고 있는데, 정치적 선택에서 이런 태도는 위험으로 직결된다. 묻지마 지지, 닥치고 응원으로 이어지고, 결국은 환상으로 시작해서 환멸로 마무리 되며, 이 법칙에는 예외가 없다시피 하다. 모든 환상은 환멸을 부른다. 
 정치는 항상 미래를 향해 있다. 정치적 선택은 미래를 선택하는 행위다. 미래사회의 성격을 규정짓는 일이고, 그 안에 담겨 살 수밖에 없는 자신 스스로의 미래, 그 삶까지 볼모로 잡히는 선택이다. 잘못 선택하면 사회가 일그러지고, 자신의 삶과 미래까지 함께 구겨질 위험이 커지게 된다. 감성적 선호를 피하고, 냉혹할 정도로 철저하게 이성적으로 분석하고, 냉철함을 유지하며, 결단을 내리듯 선택해야 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이 선택에서 우선 배제해야 할 대상을 점검해 보자. 정체가 분명치 않는 사람.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사람의 이력은 알지만, 행적을 모르며, 많은 말을 들은 것처럼 착각하지만 사실은 그가 어떤 생각을 하며 사는 사람인지 정보가 그다지 많지 않다면, 우선은 피하고 보는게 좋다. 검증되지 않은 사람. 무엇을 할지 모르는 사람을 선택의 대상에 올려놓은 사람은 어리석다는 말을 피하기 어렵다.
 이성은 구체를 좋아한다. 이성은 뚜렷하고, 명료한 것을 지향한다. 흐릿함은 낭만적이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 그 사람이라면 어떤 문제에 대하여 그렇게 대응할 것이라 기대되는 문제의 항목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정치인으로 불릴 자격도 함께 커진다고 봐도 된다. 중요한 사회적 문제를 대할때, 막연한 대안, 모호한 수사 뒤에 숨지 않고, 자신의 견해를 뚜렷이 밝힐 수 있는 사람일수록 선택에 따른 위험이 적다. 그 대안이 좌성인지, 우경인지를 가리지는 않되, 우선 갖춰야 할 덕목이다. 알고 선택할 수 있으니 노선은 나중 문제다.
 그 사람과 함께 하는 미래가 뚜렷하게 그려지지 않는다면 기를 쓰고 피해야 한다. 몽환적인 상상 속에서 허우적거리지 말고, 구체적 현실 안에서 뚜렷하게 그려갈 당신과 나의 미래를 위해서 무엇을 할 것인지 결정하자. 알 수 없는 사람부터 피하고 보는거다
 나는 그런 까닭에 안철수를 가장 위험한 정치인으로 분류한다. 그가 하려는 일이 무엇인지, 그가 그리는 미래상이 어떤 종류인지 꽤 열심히 귀를 열어두고 살았지만 아직까지도 와 닿는게 하나도 없다. 인기가 상당하는 것 말고는 그에 대해 아는게 없다. 대선 8개월을 앞두고 우리가 과연 이런 사람에게 기대를 걸며 바라보고 있어야 할까? 
 오래 정치를 해 온 사람들 가운데 좋은 정치인들이 상당히 많다. 눈을 돌려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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